조희숙 셰프/반찬등속 강연/충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필자는 충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향숙 교수님이 추진하고 계시는 찬선 교육 프로그램에 조교를 6회 정도 맡아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나 본인이 활동했던 시기에는 '조희숙 셰프'님이 직접 방문해주셔서 교육을 실시하는 횟수를 맡아 굉장히 뜻깊은 의미를 가지며 준비를 했고, 시연 내내 그녀를 보며 어떻게 그녀가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 아주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열정은 시간과 장소 상황과 때를 가리지 않았다. 이번 찬선 후기를 적으며 내가 그녀를 통해 무엇을 느꼈고 배웠는지 적어보고 싶다.
"조희숙 셰프님의 강연"
"에이스 과자 냄새가 나면 멈추시면 돼요."
사실 말은 조교이지 내가 할 일은 간단한 '잡일'을 도와주는 것이다. 한식은 정성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 때문에 간단히 3가지 요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미리 아침 10시에는 나와서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나 이번 요리는 굉장히 고급 요리이기 때문에, 일 양이 많고 해야 할 과정이 복잡하다. 양질의 재료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은 예민하고 주의 깊게 요리해야만 본래 원하던 요리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런상황에서 도움자(?)로 기용한 나를 보며 실력이 서툴고 아는 게 부족한 데도 탓하기보다는 오히려 쉬운 말로 설명해주려고 하시는 모습이 나에게 굉장히 위로가 되었다. 특히나 전처리 과정 중 밀가루를 미리 볶는 작업이 있었다. 약불로 볶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나에게 맡겼지만, 사실 밀가루를 볶는 일은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어느 정도 볶아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었다. 쩔쩔매는 나에게 "에이스 과자 냄새가 나면 멈추시면 돼요"라고 농담처럼 쉽게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남의 부족함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낮은 눈높이로 바라봐 주는 것이 그녀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텍스트 추가
텍스트 추가
"한식에 밥이 빠지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습니다."
저번 교육과 이번 교육을 통해서 감탄한 부분은 그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푸는 방법에서 느껴졌다. 나는 개인적으로 셰프는 요리사이기도 하지만, 한 브랜드로써 개인 기업가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정말 월등한 실력을 갖춘 요리사라고 할지라도 고객이 찾아주지 않고, 수요가 떨어지면 어쩔 수없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음식에는 어떤 도덕적인 윤리, 사회적인 기준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음식이란 그 시대에 발 빠르게 반응하며 변화하고 트렌드를 읽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가변성 있는 대상이다. 때문에 식품회사나 기업에서 식품영양학과나 조리학과 출신의 학생들 보다 경상대 학생들이나, 외국어에 월등한 사람을 인재로 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령 예를들면 과학기술은 모든 것이 새롭고 혁신적이면 최소한 반은 성공했다고 치부한다. 설령 그것이 실패작이라고 할지라도 비난의 대상으로 취급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음식은 한 나라의 역사와 혼이 담겨있기 때문에 완전히 흐름을 바꾸는 요리를 하기에는 역사를 버려야 하며, 판을 뒤집는 요리는 정체성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셰프들이 외국 음식을 공부하고 한국에서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새로움을 선보이고 싶고 수요자의 입맛에 맞춘 그들의 차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희숙 셰프 그녀는 달랐다. 강연을 하며 "그녀는 한식에 밥이 빠지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수강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지만 나는 여기서 그녀의 철학이 정말 깊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한식의 끈을 굳건히 잡고 있었다. 사람들이 한식보다 양식, 일식, 중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요리사로서 사명감보다 단순히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급급한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더욱더 한식적인 법도를 기초하여 한식의 다채로움 한식의 무궁무진한 변화를 선보였다.
텍스트 추가
텍스트 추가
"그런 방법도 굉장히 좋네요"
이번 강습에서 북어 보푸라기에 밀가루를 넣는 과정이 있었다. 어느 수강자가 물었다. "쌀가루로 볶아서 넣어도 될까요?"그 질문에 셰프님과 교수님은 쌀 특성상 밀가루처럼 곱게 갈릴 수가 없다는 것이 그들의 답이었다. 사실 쌀은 완전히 베타 상태로 변하지 않는 이상 밀가루처럼 곱게 갈릴 수 없다. 때문에 이번 요리처럼 식감이 중요한 음식에는 부적합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다른 수강생이 "백설기를 만들어서 말린 다음에 가루를 내서 사용하면 돼요"라고 답변을 하였다. 쌀로는 부적합하다고 말했는데 수강생이 새로운 정답을 내뱉은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방법도 굉장히 좋네요"
그녀는 스쳐가는 말처럼 내뱉은 말일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정말 감탄했다. 한식을 고집하며 묵묵히 자신의 정체성을 지치는 사람이었지만, 요리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수용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최근 대안교육에 관한 글을 적을 일이 있어 열심히 적었는데, 탈고를 하면서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구절이 있다.
"전문성이라던가 차별성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려다가 오히려 그 전문성과 차별성에 갇혀서 더욱더 유동성 없는 수용성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내가 글을 적었던 시기와 그녀의 강연들 들을 기회가 맞물려서 더욱더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어느 누군가가 제시한 제안이 받아들일만한 좋은 생각이면 어렵지 않게 긍정하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의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텍스트 추가
텍스트 추가
"재료 한 가지를 선택해도 신중하게"
요즘 유학하고 돌아와서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세상은 넓고 나는 아직 부족한데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래서 닥치는 대로 열심히 살고자 매일매일 숨 가쁘게 공부하며 방학을 보냈다. 개강이 하루 남은 오늘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생각이 들었다. 과 후배의 부탁으로 시작하게 된 찬선이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게 되었다. 어느 한자리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정말 내가 감히 간접적으로 느껴보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고 꼼꼼하며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를 가지고 있구나. 매사에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신의 자리를 뽐내지도 으스대지 않는 그들은 남들과 싸우는 것이 아는 자신 그 본인과 매일 사투를 버리고 있구나. 많은 것을 느꼈다.
재료 한 가지를 선택해도 신중하게 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매사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이번 찬선의 기회를 얻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텍스트 추가